나에게 ‘인샬라~’ 비즈니스의 첫 단추?

ان شاء الله (인샬라~)

신의 뜻대로~

아랍 국가에서 회의나 협상을 하고 나서 다음 후속 조치 또는 실행에 대한 약속을 할 때 빠지지 않는 말. 굳이 한국어로 해석하자면 ‘나는 최선을 다 할 거야.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신의 뜻에 달려있어~’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예전에 아랍인들과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인샬라’를 제대로 이해 못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무심코 지나쳤던 ‘인샬라’를 아주 긍정의 단어로 받아들였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응답이 오겠지 하면서 말이죠. 그러나 인샬라를 연발하던 그들은 연락이 끊기기 일수였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진척 시켜 나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인샬라는 나에게 부정의 의미로 자리 잡아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UAE에서 근무한 지 3년차에 접어 들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인샬라의 진정한 의미를 말이죠. 아랍의 여러 나라들은 척박한 사막 지역에서 제한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삶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경 사회에서 안정감을 가지고 살아왔던 우리와 달리 전쟁과 교역이 주된 삶의 방식이었던 유목민이었던 그들은 외부인을 의심의 눈초리로 대했습니다. 신뢰가 쌓이기 전까지는 믿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거래의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이 바로 ‘인샬라’였던 것입니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느려 터져서 시간 관념이 없어 보이지만 그들은 비즈니스의 귀재입니다. 그리고 용병 문화에도 익숙합니다. 막대한 원유와 가스등 자원을 무기로 입맛에 맞는 전문가들을 골라 선택적으로 일을 시키는 것입니다.

그들은 시간과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타인이 정한 시간이 아닌 자신들이 시간을 창조한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이 만족할 때 비로소 비즈니스를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결국 믿을 수 있는 친구 ‘사디끄’가 되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합니다.

일을 할 때는 마감 시간을 넉넉히 주고, 그들에게서 답이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일단 진행이 되면 우리보다 빠르게 급물살을 탈 때가 많았습니다. 낙타가 천천히 걷는 듯 보이지만 가속이 붙으면 말에 버금가는 속도를 내듯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그렇게 ‘인샬라’란 단어를 받아 들이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쿠웨이트 프로젝트를 하면서 더욱 인샬라 문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일단 그들이 준비 될 때 까지 기다려 줍니다. 인샬라의 ‘인’을 ‘참을 인(忍)’자로 받아 들여 보자구요.